기본정보
288쪽 / 140*210mm / ISBN : 9791188073801
어렸을 때 꿈이 변호사였다. TV에 많이 나왔고 멋있어 보였다. 어렸을 때니까 겉모습만 보고 그냥 좋아했던 거다. 법정에 들어가서 멋있게 딱 말하고 싸울 때 싸우고 정의실현의 아이콘이었으니까! 꿈을 이루지 못해서 그런가 변호사에 관심이 많다. 쓸데는 있겠지만 사놓고 방치해 둔 법전도 사놓고 그랬다. 암튼 진짜 변호사 이야기를 읽어보겠다.
법률 쪽에서 일을 하고 싶어서 과거에 학원을 다녔던 적이 있다. 그때 알았다. 서류 작업이 상당히 많다는 걸...
고객이 서운해하더라도 최대한 상대방 비방을 자제한다. 감정적 호소는 가장 마지막으로 미룬다. 나쁜 인상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물론 속 시원한 맛은 떨어진다. 하지만 판결문 받았을 때 웃을 수 있어야 진정한 승자 아니겠는가. 그게 진짜 변호사의 일이다.
경영자로 살며 많은 걸 배웠다. 느낀 건 훨씬 더 많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 사람에 대해 깊게 생각하게 됐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딱 그만큼 사람을, 사회를, 세상을 순수하게 바라보지 못하게 됐다.
법정 안의 사람은 대부분 점잖게 행동한다. 적어도 점잖아 보인다. 하지만 그 속은 욕망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보이는 대로 믿으면 안 된다. 의심하지 않으면 속는다. 방심하면 손해 본다. 내가 손해 보지 않으려면 상대방을 억울하게 만들어야 한다. 까딱하면 누구든 한순간에 억울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
세상에는 이상한 사람이 많다. 정말 너무 많다. 변호사도 서비스업자다. 사람 상대하는 일이다. 서비스 업계에서 일해 본 사람만 그 고충을 안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환멸을 느끼게 된다. 그런 일 몇 번 겪으면 아예 사람이 싫어진다. 그래서 사건도 고객도 최대한 미리 걸러내야 한다. 그래야 내가 산다.
나도 지금 서비스직에 종사한다. 변호사님 만큼은 아니겠지만 사람이 진짜 싫어지긴 한다. 진상과 같은 비주얼의 사람만 봐도 토할 것 같고 미간이 찌푸려진다. 결국에는 그 연령대의 사람들이 다 싫어졌다. 내가 그 나이가 되어야 이 병이 치료가 될 것 같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겐 미래가 없고, 공감 능력 없는 독불장군에겐 친구가 없다. 언제부턴가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은 인간성이 안 좋다고 비난받기 일쑤다. 공감 능력이 전부는 아닐 테지만 현실이 그렇다.
풍부한 공감 능력은 오히려 변호사 업무를 방해한다. 의뢰인은 늘 공감과 위로를 원하지만, 그게 반드시 좋은 결과로 연결되진 않는다. 그저 당장 심리적 안정감을 줄 뿐이다. 오히려 패소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나는 공감능력이 제로다. 이런 점에서는 변호사 업무가 잘 맞을 것 같다 ^_^ 솔직히 따지고 보면 공감이 세상에 따스함을 주긴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필요가 없다.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고 패소 vs. 심리적인 안정감은 없지만 승소 중 과연 패소를 선택할 사람이 있을까 싶다.
재판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할 수 있는 일은 다 해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아이 엄마인 피고인은 하나는 앞으로 안고 하나는 등에 업고 출석하기도 한다. 앉을 수도 없어서 내내 선 채로 재판받는다. 화장은 화려하지 않아야 한다. 복장은 단정해야 하고, 명품 가방과 선글라스는 최대한 피한다. 여기에 눈물이 추가되면 좋다. 잘못을 뉘우치며 흘리는 뜨거운 눈물은 효과적이다. 반대로 피해자의 눈물은 슬픔과 분노를 증폭시킬 수도 있다. 할 수 있는 건 다 해야 한다. 안 하고 나중에 후회하는 것보다 낫지 않은가.
나는 이 위에 내용이 너무 싫었다. 잘못을 뉘우치는 눈물이든 피해자의 눈물이든 상관없이 눈물은 보고 싶지 않다. 만약에 눈물 없는 피해자와 뉘우치는 척하며 우는 피고가 만난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도 있는 건가???
내가 판사라면 우는 사람은 그치라고 다그칠 것 같다....... 우는 건 집에 가서 우시라고 -_- 수작 부리려는 행동이 통하지 않는 그런 법정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서 다양한 에피소드를 들면서 사람이 싫은 이유를 말해준다. 이 책을 읽는 시간은 나에게 너무 좋은 시간이었다. 이게 바로 공감을 원하는 기분이구나!!! 따지고 보면 공감은 아니네. 그냥 같은 생각인 사람이 있다는 게 좋았다 👍👍😁😁😁
이 세상은 비판을 하면 부정적이라고 뭐라고 하니까 어이가 없다. 단지 비판적인 사고방식을 가졌을 뿐이고, 좀 더 현실적으로 바라보는 것일 뿐이다. 암튼 나중에 또 회복의 시간으로 책을 내신다면 또 읽어볼 의향이 있으니 또 내주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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