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정보
443쪽 / 128*188mm / ISBN : 9788976046000
「누군가 이 마을에서」 이 제목만 봐도 너무 흥미진진할 것 같고 무슨 어두침침한 사건이 일어났을 것 같고 막 설렌다. 뭔가 그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서 읽어보게 되었다. 추리/미스터리소설은 많지만 뭔가 딱 내 취향에 맞는 소설은 찾기 힘들었는데 이게 딱 맘에 들었다!! >_<
(줄거리) 법률 사무소를 운영하는 이와타 기쿠코. 이와타 기쿠코의 법대 시절 친구였던 료키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수수께끼의 여자 모츠즈키 마키. 어린 시절 가족과 헤어졌고 가족들의 근황을 알고 싶어 의뢰한다. 료코는 19년 전 갑자기 실종되었고, 경찰도 찾지 못하여 미제로 남게 된다. 그리고 이 사연은 한 마을에서 일어난 각종 사건사고와 이어진다.
분양 초기부터 거기 살았던 놈들이 마을의 중심이 돼서는 내내 마을을 운영하고 있지. 자치회라고 하면 듣기는 좋지만, 사실상 자기들 마음대로 주무르는 거야.
"여자는 알 거 없어. 애당초 사람이 많으면 의견도 분분하고, 정리될 일도 정리가 안 돼. 개중에는 이 말 저 말 장황하게 늘어놓는 여자도 있고."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을 판단하고자 하는 문제의식도 없이, 마을의 운영 방침은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도 노부카와 부부의 암묵적인 지시를 주위 사람들이 따르는 형태로 '당연'해졌다.
마을은 정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처럼 흘러간다. 너무나도 비상식적이다. 여자는 집안에서 가사노동만 하면 되고, 남자는 방법대 역할에 충실하면 되고.... 마을 규칙에 벗어나는 행동을 하면 여기저기서 보복을 한다. 소름 끼치는 마을이다. 이상한 행동을 하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마을의 안전과 평화를 위해 😱😱
"유괴됐던 어린아이가 살해당했다. 그 아이 어머니가 기모토 씨다. 그리고 당신들이 기모토 씨를 죽인 범인이라고 주장하는 여자는 실종된 집안의 딸이다. 이 세 사건은 연결돼 있다. 이러한 사실이 드러날까 봐 노심초사하는 자들이 있다. 마을이 숨겨왔던 무언가를 그자들이 거머쥐고 있다."
"차를 몰고 가고 있는데, 몇 미터 전방에서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었지만 미처 횡단보도를 다 건너지 못한 노인이 걸어가고 있습니다. 성미가 급한 운전자라면 다소 성질은 부리더라도 차를 세우고 노인이 길을 다 건널 때까지 기다리겠죠. 그렇지만, 저 사람들은 브레이크를 밟지 않습니다. 규칙을 어긴 건 저 노인이다. 우리는 규칙을 지켰을 뿐이니까 노인이 차에 치여서 날아가도 알 바 아니다."
나는 위에 글을 읽고 생각을 해봤다. 저 예시에서는 나도 저 마을 사람이랑 비슷한가 보다. 다른 사람들 의견에 휘둘리는 스타일은 아닌데 뭔가 그 살짝 노인혐오가 생겼다. 내 주위에는 노인들이 없는데, 길 가다가 마주치는 노인들은 많다. 대부분 공공질서를 지키지 않는다. 소통도 안되고 소리만 지를 줄 안다. 하지만 저 위에 글에서 노인이 아니고 다른 존재였더라도 나는 치고 지나가도 오케이 했을 것 같다. 암튼 규칙은 지키라고 있는 거니까...... 무리하게 지나가는 사람이 잘못한 거지
집단을 위해 개인이 희생되지 않고, 올바른 목소리를 내는 개인이 존중받는 사회를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관해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사이코 같은 마을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추천!! 사이비랑 비슷하다고 느꼈다. 사이비는 너무 혐오스럽지만 사이비를 주제로 한 매체는 너무 흥미진진하다. 옳고 그름을 잘 판단할 줄 아는 사람도 저런 마을에 들어가서 한 자리 꿰차서 힘을 얻으면 정신을 놓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만약 저 마을 같은 상황이 일어나는 데 내가 해결할 수 없다면 동조하지는 않지만 해결할 수 없으니 그냥 죽어버릴 것 같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깨달았지만, 사람들은 생각보다 불합리하더라도 이미 불합리에 찌들어 있기 때문에 개선할 생각을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나서서 바꾸려고 하지도 못 한다. 누군가 총대 메고 바꿔 나가자고 소리쳐도 요지부동이다. 혼자 나서서는 바꿀 수 없는 게 현실이다.... 그러므로 난 죽는다 😐😐
이 책의 작가인 사노 히로미의 다른 책도 읽어 보고 싶은데 국내에는 책이 없다 ㅠㅠ 이 책도 ebook으로 빌렸지만 종이책은 품절되었다. 언젠가 다른 작품도 읽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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